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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상식

☆ 셰일가스[2]

by 박달령 2013. 12. 26.

<제목> 중(中), 셰일가스 매장량 미국의 1.5배... 채굴기술 확보에 안간힘

<출처>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china/616705.html (한겨레/ 2013. 12. 24)

 

 

중국의 주요 셰일가스 매장 지역인 쓰촨성 랑중시에서 2011년 3월 국유 에너지회사 시노펙의 노동자들이

가스전에서 황화수소가 누출될 경우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 랑중/로이터 뉴스1

 

[셰일혁명, 에너지 지도를 바꾸다] ② 미 셰일가스 개발에 바빠진 중국

중국 서남부의 대도시 충칭에서 북쪽으로 차를 타고 4시간, 쓰촨성 네이장시 웨이위안현 신창진이란 외진

산골마을에 ‘중국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셰일가스전’이라는 비석이 서있다. ‘웨이 201-H1’ 가스전이란 이

름이 붙은 이곳은 2011년 8월 시험생산을 시작했으며, 생산량은 주변 마을 주민들한테 가스를 공급하는 정

도로 소규모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 현주소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셰일가스 붐에 힘입어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선언하고 가스 수출국으로 도약할 채비를 갖추자, 중국의 발

걸음이 바빠졌다. 중국은 그동안 아프리카와 중동·중앙아시아·미얀마 등에서 자원외교에 막대한 자금과 외

교력을 쏟아부으며 미국의 에너지 패권에 도전해 왔다. 하지만 미국은 대규모 셰일 에너지 생산으로 성큼

앞서 달려나가, 에너지 안보에 공을 들이는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금융학자로 꼽히는 천위루 인민대 총장은 지난 9월말 서울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미국 금융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중요한 원인으로 셰일에너지 개발 성공을 꼽았다. “셰일가스 혁명은 미국 시장에

서 투자자의 자신감을 높였다. 반세기 넘게 계속된 미국의 에너지 안보 문제를 해결했고, 해외로 나간 제조

업이 미국으로 회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으려고 ‘셰일에너지 주요2국(G2)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매장량 추정치로만 보면 중국은 세계 1위의 셰일가스 보유국이다. 2011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현재

기술로 채굴가능한 세계의 셰일가스가 189조㎥인데, 중국에 36조 1000억㎥가 매장돼 있어 세계 최대 규모

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24조4000억㎥을 가진 미국의 1.5배다. 2011년 중국 토지자원부도 중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이 25조㎥로 미국

의 24조㎥보다 약간 많다고 추산했다. 중국의 셰일오일 매장량도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다.

 

 

2004년 첫 셰일가스 탐사를 시작한 중국은 미국 셰일가스 혁명의 성과가 뚜렷해진 2009년부터 개발 프로젝

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1년에 셰일가스 광구에 대한 첫 공개입찰을 시작해 지금까지 3차례 입찰을 진

행했다. 현재 탐사가 주로 이뤄지고 있는 지역은 쓰촨분지, 네이멍구의 오르도스분지, 쑹랴오분지 등이다.

연일 잿빛 스모그에 뒤덮여 있는 중국은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셰일가스 개발이 절박하다.

 

70%가 넘는 석탄 의존도가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반면, 오염물질 배출이 덜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불과해 세계 평균 23.8%보다 크게 낮다. 중국 정부는 대기오염 해결을 위해 석탄

사용을 줄이고 2015년까지 천연가스 비중을 7.5%까지 끌어올린다는 국가 차원의 계획을 세웠고, 셰일가스

산업 발전을 국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명시했다. 2020년까지 4000억~6000억위안을 투입해 600억~1000

억㎥의 셰일가스를 생산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은 여러 장애물에 가로막혀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36조㎥ 세계 1위…셰일오일은 3위, 쓰촨분지 등에서 탐사·개발 진행
국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포함, 스모그 해결 위해서도 개발 필요

복잡한 지질·낙후 기술로 비용 상승, 외국기업 참여 적극 유도해 돌파구
“2015~20년 쓰촨·충칭 성과 있을것”

 

2013년 상반기까지 중국에서 탐사·개발 단계인 셰일가스정은 56개이고, 그 가운데 생산단계인 가스정은 24개에

불과하다고 중국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이 보도했다. 그 중에서도 하루 10만㎥ 이상을 생산하는 셰일가스정은

6곳뿐이다. 지난 6월 한 회의에서 중국 토지자원부 지질조사국의 셰일가스 담당 국장인 바오수징은 올 하반기에

23곳의 셰일가스 광구를 입찰에 붙이려 했으나 10곳 미만만 입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진행 중인 12차5개년 계획(12.5 계획)을 보면, 2015년까지 65억㎥의 셰일가스를 생산할 계획인데 실현이

불가능하리라고 전망하는 업계 관계자들이 많다. 중국해양석유(CNOOC) 에너지경제연구소의 천웨이둥 선임연구

원은 경제전문매체 <차이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현재 가스정 한곳당 연평균 셰일가스 생산량은 500만㎥인

데, 이를 기준으로 중국이 세워둔 목표를 달성하려면 1300개 이상의 가스정이 생산 단계에 들어가야 한다”며 현재

중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셰일가스 산업은 넘어야할 장애물이 많다. 미국에 비해 셰일가스 채굴 기술이 낙후돼 있고, 복잡한 지질과

단층구조로 미국에 비해 채굴이 어려워 채굴 비용도 훨씬 더 많이 든다. 가장 큰 문제는 물이다. 셰일가스 채굴에

쓰이는 수압파쇄법은 지하 수천m 아래의 시추공 안에서 대량의 물과 모래, 화학약품을 강한 압력으로 분사해 암

석층을 깨뜨려 그 안의 가스가 빠져나오게 하는 기술인데, 물부족 국가인 중국에선 대규모로 활용하기가 어렵다.

 

아울러 셰일층이 균일한 형태로 배열돼 있어 수평채굴에 유리한 미국과 달리 중국의 셰일층은 단층과 변형이 심

해 긴 길이로 수평채굴을 하기 어렵다. 중국의 주요 셰일가스 매장지역이 지진대에 위치하고 있어, 수압파쇄 탓에

지진 위험이 높아지리라는 우려도 있다.

 

이런 난관들 때문에 중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채굴 가능한 셰일가스 매장량이 과장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국유 석유화학회사 시노켐(SINOCHEM)의 지질학 전문가인 리피룽은 “채굴 가능한 셰일가스 매장량 데이터

에 대한 과학적 근거에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에너지회사의 한 전문가의 설명은 이렇다. “중국 셰일가스 개발의 어려움으로는 지질구조,

기술, 물 부족, 지진 문제 등이 있다. 지역마다 문제가 다르다. 서부의 신장위구르자치구는 물이 부족하고 주요 가

스 소비지역인 연해지역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 수송문제가 있다.

 

네이멍구는 물이 부족하다. 충칭과 쓰촨은 지진 위험이 높고 단층이 심하다는 문제가 있지만, 비교적 물이 풍부하

고 산업지대가 형성돼 있어 셰일가스 시험 개발 프로그램이 이 지역에서 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 등의 기술을 도입해 따라잡기 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에너지를 비롯한 천연

자원 개발 분야에 외국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해 왔지만, 셰일가스 분야에서는 기술적 장애를 해결

하려고 외국기업들이 진출하는 것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대신 중국 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반드시 합

작회사나 협력 형태로만 참여하도록 단서를 달았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시엔피시), 중국석유화학집단공사(SINOPEC), 중국해양석유(CNOOC) 등 3대

국유 에너지회사가 로열더치셸, 토탈 등 7개 해외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중국에서 셰일가스 탐사를 진행하고 있

다. 시엔피시는 로열더치셸과 함께 쓰촨 지역에서 셰일가스를 개발하고 있고, 그 자회사인 시노펙은 영국의 비피

(BP)와 함께 구이저우와 장쑤성에서 개발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미국과 캐나다의 주요 셰일가스 개발 프로젝트에도 이들 3대 국유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

만 이미 전통적인 석유·가스 광구를 대규모로 확보하고 있는 이들 국유기업들이 현재로선 성공 가능성도 높지 않

고 비용도 많이 드는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동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셰일가스 광구 입찰에 민간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외국 기업들한테서 기술을 도입한다 해도 중국의 복잡한 지질구조 때문에 적용에는 시간이 걸린다. 물 부족 외에

도 인구밀도가 높은 매장지역에서 환경오염 문제와 주민들과 갈등 등 난제가 즐비하다.

 

하지만, 중국은 늦은 걸음으로라도 꾸준히 셰일가스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에

너지기업 관계자는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은 악조건 때문에 계획에 비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미 국가 계획으로

확정지은 상황에서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 몇년 안에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는 힘들겠지만, 현재 추세로 보면

2015~2020년께는 쓰촨·충칭 지역 등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쓰커 중국중동문제특사는 올해 초 발표한 글에서 “미국 주도의 셰일가스 혁명은 세계의 지정학적 구도를 바꿀

것이며, 미국은 세계 에너지 분배에서 훨씬 주도적인 위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자원 균형 변화는 세

계 1·2위의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과 미국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짚었다. 셰일에너지 혁명이라는 거

대한 변화의 조류를 포기할 수 없는 중국의 관심과 고민을 내비친 셈이다.

 

가오즈카이(빅터 가오) 중국국영국제연구소 이사

 

“미국 사례 지켜보면서 꾸준히 개발 추진할 것”
가오즈카이 중국국영국제연구소 이사,

“가스관 등 인프라 확충도 과제, 셰일가스 없다면 환경 더 악화”

 

“중국은 미국의 경험을 살펴보며 서두르지 않고 오류를 피해가며 셰일가스를 개발해 갈 것이다.”

중국의 국제문제 전문가이자 중국해양석유(CNOOC) 부사장을 지낸 에너지 전문가인 가오즈카이(빅터 가오·사진)

중국국영국제연구소 이사는 중국이 셰일가스 개발에 불리한 조건들이 있지만, 미국의 경험을 거울 또는 반면교사

로 삼아 꾸준히 개발을 추진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 한국 외교부 산하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가 주최한 ‘셰일가스 국제협력 컨퍼런스’에 참석하러 한국에 온

그를 인터뷰했다.

 

-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 현황과 전략은 무엇인가?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다. 미국 셰일가스 붐 이후, 중국은 12차5개년 계획(12.5 계획)에서 최초

로 셰일가스 관련 국가 정책을 마련했다. 미국에 비해 중국은 지형상의 난점, 물 부족 등의 문제가 있는데, 특히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수질 오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은 우선 미국 셰일가스 산업에 대규모로 투자를 하고 미국의 기술, 오염 문제

등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며 서두르지 않고 개발해 나갈 것이다.”

 

- 중국 셰일가스 개발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물부족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둘째는 수질 오염 우려다. 셰일가스 채굴은 지하로 매우 깊게 파들어가고 화학물

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지하수 수원 오염 문제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재산권 문제도 있다. 중국에서 토지와

그 아래의 자원은 국가의 소유다.

 

내가 농부이고 내 경작지에서 셰일가스가 발견된다면 그것을 개발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거의 없고, 소음과 오염

문제만 있을 뿐이다. 중국에서는 농지 아래서 셰일가스가 발견된다면 농민들과 협상·이주·보상 등 매우 복잡한 문

제가 있다. 미국에서는 가스관이 거미줄처럼 곳곳으로 뻗어있지만 중국에서는 셰일가스를 개발해도 이를 수요처

까지 공급할 가스관이 부족해 인프라 확충도 필요하다.”

 

- 셰일가스 개발 기술은 미국 기업이 주로 개발해 왔다. 중국은 이 기술적 격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중국의 기술이 부족하긴 하지만, 셰일가스 개발에 필수적인 수평채굴이나 수압파쇄 기술이 전혀 생소하지는 않

다. 중국 최대 유전이던 다칭 유전에서 20~30년 전부터 채굴량이 감소하기 시작하자, 기술진이 대량의 물을 집어

넣어 생산량을 유지해 왔는데 이 기술은 수압파쇄와 비슷한 점이 많다. 물론 이런 기술을 셰일가스 개발에 적용하

는 과정은 필요하다.”

 

- 셰일가스 개발이 중국과 세계 지정학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셰일가스가 없는 세상을 전제해보자. 중국은 계속 석탄과 수입 에너지에 의존해야 해 환경문제가 더 악화될 것이

다. 미국도 계속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들한테서 에너지 수입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중국과 미국이라는 양대

강국(G2)이 에너지를 놓고 경쟁하고 에너지를 둘러싼 전쟁 발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셰일가스 개발로 중국과 미국의 에너지를 둘러싼 경쟁과 마찰, 대립이 줄어들게 됐다. 중국과 미국의 중동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줄고 에너지의 ‘탈전략화’가 일어날 것이다. 헨리 키신저는 원유를 통제하는 자가 세계를 지

배한다고 했지만, 셰일가스 개발로 더는 사실이 아니다.”

 

<글·사진 박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