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효 오 형제 (不孝 五子)
어떤 사람이 오 형제를 두었는데 그들이 모의하기를,
"늙은이들이 우리 오 형제만으로도 족할터인데 아직도 밤마다 잠자리를 같이 하니, 또 아우
가 생기면 우리가 업어줘야 하고 똥오줌을 받아내야 하니, 이 일을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
우리가 교대로 밤을 지켜 상합(相合)치 못하게 하면 그 고통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약속하였다.
오형제가 교대로 일경(一更)씩 밤을 지키는데, 오경(五更)을 지키고 있던 아들이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것을 본 노부부(老夫婦)가 "이 때다 !" 하고 서로 껴안자, 밤을 지키고 있던 아들
이 깨어나서 큰 소리로,
"어머니, 어머니, 아직도 날이 밝지 않았는데 아버지를 태우고 어디로 가십니까 ?" 하고 물
으니 하려던 일이 낭패가 되고 말았다.
이에 노부부는 전전긍긍하다가 어느날 낮에 한 꾀를 생각해 내어,
"너희들 오 형제는 어서 들에 나가 소와 말에게 풀을 먹이고 오라" 고 하였다. 그들 형제는
나가는 척하고 창 밑에 숨어서 부모들의 말을 엿듣는데, 주고받는 말이 사뭇 진하고 짙다.
아버지가 먼저 어머니의 눈썹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것은 무엇이오 ?" 하니 어머니는 "이건 팔자문(八字門)이지요." 하고 대답하니, 다시 아
버지가 어머니의 눈을 가리키며 "이것은 또 무엇이오 ?" 하고 물으니 "그건 망부천(望夫泉)
이지요." 하며 대답하였다. 다시 코를 가리키며 묻자 "그건 감신현(甘辛峴)이지요." 하고 대
답하였다.
아버지가 또 어머니의 입을 가리키자, "그건 토향굴(吐香窟)이지요." 하며 대답하고, 턱을 가
리키자 "그건 사인암(舍人岩) 아닙니까 ?" 하고 대답하였다.
아버지가 다시 유방을 가리키자, "쌍운령(雙雲嶺)이지요." 하였고, 배를 가리키자 "유선곶(遊
船串) 아니오 ?" 하고, 유선곶 아래 언덕진 곳을 가리키자, "옥문산(玉門山)을 모르고 계십니
까 ?" 하고, 그곳의 음모(陰毛)를 기리키자 "감초전(甘草田)이지요." 하고, 또 옥문(玉門)을
가리키자 "그게 바로 온천수(溫泉水) 아니오 ?"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어머니가 아버지의 양경(陽莖)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이건 무어라고 하는거지요 ?" 아버지가 "그건 주상시(朱常侍)라고 하는거요." 라고 대답하
자, 다시 어머니가 아버지의 고환(睾丸)을 어루만지자 "그건 홍동씨형제(紅同氏兄弟)라 하
지." 라고 대답하였다.
이때 오형제가 방안으로 들이닥치니 아버지가 깜짝 놀라며,
"이놈들아 ! 소와 말에게 풀을 먹이고 오라고 했는데 왜 벌써 왔느냐 ?" 하고 호통을 치자
오형제가 일제히,
"소와 말은 이미 배불리 먹이고 목욕까지 시켰는데 칭찬은 않으시고 왜 꾸지람을 하십니까
?" 하니, 아버지는 다시 꾸짖으면서,
"이놈들아 나간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디서 풀을 먹이고 어디서 목욕을 시켰단 말이냐 ?"
하고 꾸짖었다.
그러자 오형제 모두가,
"네, 팔자문으로 해서 망부천, 감신현, 토향굴, 사인암을 돌아 쌍운령을 넘어 유선곶을 건너
고 옥문산을 넘어 감초전에서 물을 먹이고 온천수에서 목욕을 시켰습니다." 하고 대답하였
다. 아버지는 크게 노하여 몽둥이를 집어들고,
"네놈들이 엿듣고 있었구나 !" 하니 모두 달아나면서,
"주상시, 홍동씨 형제가 가히 입증할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한다.
어떤 사람이 오 형제를 두었는데 그들이 모의하기를,
"늙은이들이 우리 오 형제만으로도 족할터인데 아직도 밤마다 잠자리를 같이 하니, 또 아우
가 생기면 우리가 업어줘야 하고 똥오줌을 받아내야 하니, 이 일을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
우리가 교대로 밤을 지켜 상합(相合)치 못하게 하면 그 고통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약속하였다.
오형제가 교대로 일경(一更)씩 밤을 지키는데, 오경(五更)을 지키고 있던 아들이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것을 본 노부부(老夫婦)가 "이 때다 !" 하고 서로 껴안자, 밤을 지키고 있던 아들
이 깨어나서 큰 소리로,
"어머니, 어머니, 아직도 날이 밝지 않았는데 아버지를 태우고 어디로 가십니까 ?" 하고 물
으니 하려던 일이 낭패가 되고 말았다.
이에 노부부는 전전긍긍하다가 어느날 낮에 한 꾀를 생각해 내어,
"너희들 오 형제는 어서 들에 나가 소와 말에게 풀을 먹이고 오라" 고 하였다. 그들 형제는
나가는 척하고 창 밑에 숨어서 부모들의 말을 엿듣는데, 주고받는 말이 사뭇 진하고 짙다.
아버지가 먼저 어머니의 눈썹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것은 무엇이오 ?" 하니 어머니는 "이건 팔자문(八字門)이지요." 하고 대답하니, 다시 아
버지가 어머니의 눈을 가리키며 "이것은 또 무엇이오 ?" 하고 물으니 "그건 망부천(望夫泉)
이지요." 하며 대답하였다. 다시 코를 가리키며 묻자 "그건 감신현(甘辛峴)이지요." 하고 대
답하였다.
아버지가 또 어머니의 입을 가리키자, "그건 토향굴(吐香窟)이지요." 하며 대답하고, 턱을 가
리키자 "그건 사인암(舍人岩) 아닙니까 ?" 하고 대답하였다.
아버지가 다시 유방을 가리키자, "쌍운령(雙雲嶺)이지요." 하였고, 배를 가리키자 "유선곶(遊
船串) 아니오 ?" 하고, 유선곶 아래 언덕진 곳을 가리키자, "옥문산(玉門山)을 모르고 계십니
까 ?" 하고, 그곳의 음모(陰毛)를 기리키자 "감초전(甘草田)이지요." 하고, 또 옥문(玉門)을
가리키자 "그게 바로 온천수(溫泉水) 아니오 ?"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어머니가 아버지의 양경(陽莖)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이건 무어라고 하는거지요 ?" 아버지가 "그건 주상시(朱常侍)라고 하는거요." 라고 대답하
자, 다시 어머니가 아버지의 고환(睾丸)을 어루만지자 "그건 홍동씨형제(紅同氏兄弟)라 하
지." 라고 대답하였다.
이때 오형제가 방안으로 들이닥치니 아버지가 깜짝 놀라며,
"이놈들아 ! 소와 말에게 풀을 먹이고 오라고 했는데 왜 벌써 왔느냐 ?" 하고 호통을 치자
오형제가 일제히,
"소와 말은 이미 배불리 먹이고 목욕까지 시켰는데 칭찬은 않으시고 왜 꾸지람을 하십니까
?" 하니, 아버지는 다시 꾸짖으면서,
"이놈들아 나간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디서 풀을 먹이고 어디서 목욕을 시켰단 말이냐 ?"
하고 꾸짖었다.
그러자 오형제 모두가,
"네, 팔자문으로 해서 망부천, 감신현, 토향굴, 사인암을 돌아 쌍운령을 넘어 유선곶을 건너
고 옥문산을 넘어 감초전에서 물을 먹이고 온천수에서 목욕을 시켰습니다." 하고 대답하였
다. 아버지는 크게 노하여 몽둥이를 집어들고,
"네놈들이 엿듣고 있었구나 !" 하니 모두 달아나면서,
"주상시, 홍동씨 형제가 가히 입증할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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