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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106화

by 박달령 2007. 10. 18.

♡ 저걸 깔아뭉갤까 (美女轢戱)
 
어느 한 귀공자가 나그네 되어 남방에 놀적에 동문수학하던 벗이 수령
으로 있는 유명한 어느 고을에 당도한즉, 홍분(紅粉 ; 기녀)이 만좌(滿座)
한 가운데 진수(珍羞)가 그들먹하게 차려진 잔치상을 대접받게 되었다.

 

그러나 마침 그 날이 그 부친의 기일(忌日)인지라 굳이 사양하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는데, 수청 기생이 가만히 들어와 옆에 앉거늘 촛불아래서
바라보니 그 아름다움이 이루 형용할 수 없었다.

 

귀공자가 속으로 은근히 생각하되,
"기일이고 무엇이고 저것을 깔아뭉갤까 ?"
"아니면 윤리에 어긋나니 그만두랴 ?"


하고 밤이 깊도록 생각하며 결정치 못하다가,
밤중에 드디어 이불 속으로 수청 기생을 끌어들여 양물(陽物)을 음호에

꽂았다가 곧 빼며 가만히 소근거리되,

"오늘 이같이 일을 치르다가 그만두는 것은 선친(先親)의 기일 때문인데,
그대는 이 법을 아느냐 모르느냐?"


하고 묻자, 기생이 옷을 떨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르되,
"도둑이 이미 집에 들어왔다가 물건을 훔치지 못하고 도망간다고 능히
도둑의 이름을 면할 수 있으리오"
하고 꾸짖었더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