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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소총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127화

by 박달령 2007. 10. 18.

♡ 물 맛이 서로 다르다. (水味相異)

 

부인 : "서방님께선 요즘 웬 일로 우물가에 얼씬도 않으시는지요 ?"
남편 : "임자 우물이 너무 깊어 그렇소이다."

 

부인 : "어머, 그게 어찌 소첩 우물 탓인가요. 서방님 두레박 끈이 짧은 탓이지…."
남편 : "우물이 깊기만 한 게 아니라 물도 메말랐더이다."


부인 : "그거야 서방님 두레박질이 시원찮아 그렇지요."

남편 : "그 뭔 섭섭한 소리요. 이웃 샘에선 물만 펑펑 솟더이다. 내 두레박질에.…"


부인 : "그렇담 서방님께선 옆집 샘을 이용하셨단 말인가요 ?"
남편 : "어쩔 수 없잖소 ? 임자 샘물이 메마르니 한번 이웃 샘을 이용했소이다."


부인 : "그런데 서방님, 참으로 이상한 일이옵니다. 이웃 두레박은 이 샘물이 달고
          시원타고 벌써 몇 달째 애용 중이니 말입니다."
남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