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 땅을 팔아 숭어를 얻다. (賣空得魚)
한 생선장수가 큰 숭어 한 마리를 가지고 시골 마을로 팔러 다니며 큰 소리로 외쳐댔다.
"어떤 여자든지 항문 위와 옥문(玉門) 아래 사이에 나의 양물(陽物)을 잠깐 댈 수 있도록 해준다면,
이 생선을 주겠소 !" 한 여인이 이 말을 듣고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곳은 빈 땅(空地)이니 대주어도 무방하겠지."마침내 속곳의 실밥을 타 구멍을 내더니 생선장수에게
잠깐만 양물을 그 곳에 대도록 하였다.
생선장수는 여자의 세 폭짜리 잠방이를 말아 올린 다음 엉덩이를 높게 고이고 옥으로 깎아 놓은 듯한
다리를 드러내어 두 겨드랑에 사이에 끼는데, 눈처럼 허옇고 아름다웠다. 생선장수가 양물을 드러
내는데, 힘줄이 얼기설기 가로지르고 있어 흡사 등나무 줄기가 모과나무를 얼기설기 감은 것 같았다.
가죽과 살이 단단하고 굳세어지자 모습이 마치 옥그릇을 대나무 뿌리 위에 덮어놓은 것 같으며 빛깔은
반룡단(半龍丹)이요, 그 주름을 편 즉 우산과 같았다.
생선장수가 여자의 어깨를 끌어당기자 마치 쇠스랑으로 물건을 잡은 것 같았다. 사내가 구멍에 양물을
대고 곧게 세워서 넣었다 뺏다 하며 숫돌에 칼을 가는 듯 하니 능숙한 가죽장인이 쇠가죽을 무두질하는
것 같았다. 이윽고 양물에서 점액(粘液)을 뿜어내니 마치 땀이 배어나온 말 잔등에 올라탄 것 같았고,
항문이 열렸다 오므라들었다 하니 나무 열매를 머금은 다람쥐가 입을 오물거리는 모습과 같았다.
여인은 즐거운 정이 흡족한 나머지 마침내 생선장수를 끌어안고 등을 어루만지며 말하였다.
"오늘 거래는 정말이지 즐거웠어요. 정말 즐거웠어요. 자주 와서 빈땅(空地)을 사주셔야 해요."
생선장수는 그러마 하고 승낙하고서 물고기를 놓고 사라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출타하였던
여인의 남편이 돌아왔는데 아내가 물고기 반찬을 장만하여 내놓자 물었다.
"이거 어디에서 난 거요 ?"
아내가 항문과 옥문 사이의 빈 땅(空地)을 팔아서 얻었다고 말하자 남편은 크게 놀라며 말하였다.
"빈 땅만 팔았다면 다행이지만 만일 실수하여 값진 곳(直地)으로 들어 갔었더라면 어찌할 뻔했소 ?
생선을 먹는데 굳이 그 생선장수의 것이라야 했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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