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책장을 살피다가 묵은 노트 한 권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묵은 노트는 <여행록>이라는 제목이 표지에 씌어 있었습니다.
산행이나 여행을 그냥 무턱대고 다니기만 하다가 후일 참고자료가 될까하여 간단하게 일지(日誌) 형식으로 메모를 하기 시작한 것이 1993년부터였고, 2001년도까지 착실하게 기록하다가 시들해져서 그만 두고 그 동안 6년 이상이나 까맣게 잊고 있다가 우연히 눈에 띄어 펼쳐보게 된 것이 이 묵은 노트였습니다.
그 중에서 <지리산 당일종주> 기록을 모두 확인한 결과 박달령은 2007년도에 국내의 여론을 들끓게 하였던 <학력위조> 사건이 생각나서 혼자 쓴웃음을 짓고 말았습니다.
먼저 OK마운틴/ OK카페/ 대.충.산.사/ 산행기 방에 기록된 여러 님들의 지리산 당일종주 산행기를 고증하여 그 중에서 <성삼재 → 천왕봉> 구간의 소요시간을 비교하여 보기로 합니다.
<강산에 님> 성삼재 → 천왕봉 → 성삼재 똑딱이 종주
2004년 8월 21일 23:30 성삼재 출발 → 22일 09:00 천왕봉 도착 = 9시간 30분소요
<너른 숲 님> 지리산 당일 종주
2004년 7월 19일 05:00 성삼재 출발 → 15:50 천왕봉 도착 = 10시간 50분 소요
<대평마루 님> 지리산 당일 종주
2005년 5월 9일 04:59 성삼재 출발 → 12:30 천왕봉 도착 = 7시간 31분 소요
<상록수 님(현재 필명 : "처음같은")> 백두대간 남진종주 마무리하시는 날
2007년 5월 12일 03:15 성삼재 출발 → 13:12 천왕봉 도착 = 9시간 58분 소요
<壽峯 님> 지리산 당일종주
2007년 7월 17일 04:40 성삼재 출발 → 14:00 천왕봉 도착 = 9시간 20분 소요
<그렇다면 박달령의 기록은 ?>
그럼 박달령의 지리산 당일종주 기록 중 <성삼재 → 천왕봉>구간 소요시간을 묵은 노트에서 발췌하여 봅니다. 체력이 전성기 뒤끝 한 자락이라 할 40대 때인 1995년부터 기록되어 있습니다.
1995년 6월 11일 04:50 성삼재 출발 → 16:30 천왕봉 도착 = 11시간 40분 소요
1996년 6월 16일 04:50 성삼재 출발 → 16:40 천왕봉 도착 = 11시간 50분 소요
1997년 5월 25일 04:50 성삼재 출발 → 15:50 장터목 도착하니 제석봉부터 먹구름, 강풍, 천둥,
번개로 천왕봉 포기 하산
1998년 5월 31일 04:45 성삼재 출발 → 17:10 천왕봉 도착 = 12시간 25분 소요
1999년 5월 16일 04:45 성삼재 출발 → 17:30 천왕봉 도착 = 12시간 45분 소요
2000년 5월 21일 04:50 성삼재 출발 → 17:20 천왕봉 도착 = 12시간 35분 소요
2001년 5월 19일 00:00 성삼재 출발 → 14:00 천왕봉 도착 = 14시간 소요
위의 <대충산사> 여러 님들의 기록보다 2 ∼ 3시간 이상 뒤지는 속도입니다.
차마 기록이라고 이름 붙이기 낮뜨거운 <달팽이>가 기어가는 속도입니다.
박달령은 원래부터 <달팽이와 친목회원>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 분수를 알고서 대충산사 회원으로 받아주신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하고 경거망동하지 말았어야 하거늘, 마치 <산 잘타는 산꾼>인 양 가장하고 대충산사에서 하사하시는 <고문> 감투까지 넙쭉 받아서 쓰고 시치미를 뚝 뗀 죄까지 저질렀음을 고백합니다.
이러한 불초 소생의 현재까지의 행각은 작년에 국내의 여론을 뜨겁게 달궜던 <학력위조> 사건 당사자의 행위와 다를 게 전혀 없습니다.
이제 저의 산행 실력이 형편없다는 사실이 기록상 명백하게 밝혀진 이 마당에 대충산사 <고문>직을 박탈하는 탄핵을 당하여도 유구무언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부끄러운 나머지 <고문>직을 사퇴하고 쥐구멍을 찾고 싶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각설하고 추억의 한 자락으로 1995년 지리종주 일지만을 묵은 노트에서 옮겨 봅니다.
[제목] 지리산 종주 (1995. 6. 11. 단독산행)
◆ 하행교통 : 6월 10일 23 : 07 수원발 무궁화호 승차 → 11일 04 : 15 구례구역 도착
구례구역 앞에서 택시 합승(1인당 5천원 → 04 : 45 성삼재 도착)
◆ 산행
04 : 50 성삼재 출발
05 : 10 노고단산장 도착
06 : 04 임걸령 도착
06 : 50 삼도봉 도착
07 : 05 화개재 도착
08 : 50 연하천산장 도착
13 : 40 세석산장 도착
15 : 30 장터목산장 도착
16 : 30 천왕봉 도착
17 : 00 천왕봉 출발
18 : 00 장터목산장 도착
19 : 40 참샘 도착
21 : 00 백무동 버스종점 도착
◆ 상행교통 : 21 : 50경 마천택시 호출 승차 → 22 : 30경 남원역 도착
6월 11일 23 : 22 남원발 통일호 승차 → 12일 03 : 50 수원역 도착 귀가
'斷想·雜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매미의 결혼식 (0) | 2008.08.17 |
---|---|
♥ 광교산의 곤충들과 결혼식 ♥ (0) | 2008.07.06 |
짱괴 타령 (0) | 2008.01.01 |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0) | 2008.01.01 |
왜놈들이 영어와 기타 서양언어를 왜국식 발음으로 왜곡하여 사용하는 낱말들의 사례 (0) | 2008.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