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을 어겼으니 …… (君亦違約)
어떤 시골에 한 과부가 여종을 데리고 농사를 지으며 지내고 있었는데, 밭을 갈 때는 언제나 이웃에 사는 홀아비 집에서 소를 빌렸다. 그래서 또 다시 밭을 갈기 위하여 그 집의 소를 빌리러 여종을 보내니, 그 홀아비가 여종을 희롱하면서,
"나하고 하룻밤을 자준다면 틀림없이 소를 빌려 주겠다." 고 하였다.
여종은 웃으면서 돌아와 그 사연을 과부에게 말하니,
"그럼 가서 하룻밤만 자고 오너라." 고 하였다.
그리하여 홀아비와 여종이 함께 자게 되었는데 이때 홀아비가,
"내가 너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 동안 너는 아롱우(阿籠牛), 어롱우(於籠牛)의 두가지 말만 차례대로 외우고 그 사이에는 다른 말을 하면 안된다. 만일 다른 말을 하면 소를 빌려주지 않겠다. 너는 내가 시키는대로 하겠는가 ?" 하고 다짐하였다.
속어로 작은 얼룩을 "아롱"이라 하고, 큰 얼룩을 "어롱"이라 하였는데 그 소의 색깔이 얼룩 얼룩했기 때문에 희롱하여 말하는 것이었다. 이에 여종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하고 곧 일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여종이 시키는대로 하여 홀아비의 양물(陽物)이 들어오면 "아롱우"라 하고 나가면 "어롱우"라 하였다. 그러나 그 동작이 차츰 격렬하여지자 여종은 너무나 좋아서 그 차례를 잃고 "어롱, 어롱"으로만 말하더니 그 절정에 도달하자 끝내 "어어, 어어"로 일을 마치게 되었다.
"약속했던대로 아롱우 어롱우의 두마디만 해야 소를 빌려주겠다고 하였는데 흥이 일자 어롱, 어롱으로만 하다가 끝내는 어어, 어어로 마쳤으니 내 어찌 약속을 어긴 사람에게 소를 빌려줄 수 있겠는가." 하고 홀아비는 허락하지 않았다.
과부가 이 말을 듣고 여종을 책망하면서,
"그 두 가지 말이 무엇이 그렇게 하기 어렵단 말이냐 ? 약속을 어겨 소를 빌리지 못하였으 니 이제 어떻게 농사를 짓는단 말이냐 ?" 하고 스스로 홀아비에게 청하여 마침내 같은 약속을 한 뒤 그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다.
과부도 처음에는 "아롱우, 어롱우" 하고 두 가지 말을 차례대로 하였으나 수십 회의 "아롱우, 어롱우"가 계속되는 동안 운우(雲雨)가 극치에 달하게 되자 마침내 참을 수가 없어 과부 또한 "아롱, 아롱" 하더니 마침내 끝에 가서는 "알, 알, 알" 하고 끝을 마쳤다.
이에 소 주인 홀아비는,
"당신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어찌 소를 빌려줄 수 있겠소 ?"
하고 굳게 거절하였다 한다.
'고금소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79화 (0) | 2007.10.20 |
---|---|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80화 (0) | 2007.10.18 |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82화 (0) | 2007.10.18 |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83화 (0) | 2007.10.18 |
선인들의 해학 - 고금소총(古今笑叢) - 제84화 (0) | 2007.10.18 |